감독님, FA 하셨어요? 11년 87억 계약이네...사령탑도 '야구 재벌' 될 수 있다
FA 하신 감독님이네.
한 팀에서 이렇게 오래, 많은 돈을 번 프로야구 감독이 있을까.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새 역사를 썼다. KT는 19일 이 감독과 2027 시즌부터 시작되는 3년 총액 34억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감독은 올시즌 KT를 정규시즌 1위에 올려놓은 공을 인정받아, KBO리그 역대 감독 최고 금액 보상을 받았다. 이전 금액은 지난 시즌 LG 트윈스를 통합 우승으로 이끈 염경엽 감독이 기록한 3년 총액 30억원 계약이 최고였다.
KT는 이전부터 중요한 무대를 앞두고 이 감독 재계약을 일찍 체결해줬었다. 이 감독에 대한 믿음의 표현, 그리고 남은 무대 부담없이 잘 하라는 동기부여의 차원이기도 하다. KT는 한국시리즈에 선착해 상대를 기다리고 있다.
보통 '야구 재벌'이라는 표현은 선수들에게 쓴다. FA 계약으로 수십, 수백억원을 번 선수들이 많기 때문. 대표적인 선수가 SSG 랜더스 최정. FA 계약으로만 300억원을 돌파한 최초 선수가 됐다.
그런데 이 감독도 'FA급 재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이 감독은 2019 시즌을 앞두고 만년 꼴찌팀 KT 감독으로 선임되며 3년 총액 12억원에 사인했다. 초보 감독이라 계약금 3억원, 각 시즌 연봉 3억원씩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이 감독을 만난 KT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2019 시즌 처음 6위를 하며 가능성을 보인 KT는 2020 시즌 2위로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감격을 누렸다. 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아래에서 올라온 두산 베어스에 패했지만, KT는 이 감독의 공을 인정해 남은 1년 계약을 파기하고 3년 총액 20억원 계약을 새로 맺어줬다.
재계약 효과였을까. KT는 2021 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기억에 남을 타이브레이커 속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이 감독과 함께 KT가 진정한 신흥 강호로 거듭나는 순간.
3년 20억원 계약 만료 후, 이 감독은 3년 24억원 계약을 다시 체결했다. 위기도 있었다. 2024 시즌 5위로 가을야구에 턱걸이했고, 지난 시즌 NC 다이노스의 시즌 막판 돌풍으로 6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이 감독은 계약 마지막 해인 올시즌 기적같이 팀을 1위에 올려놨다. 운도 따랐다. 오버페이라고 지탄받던 FA 최원준 계약이 '초대박' 드라마로 완성됐고, 김현수와 한승택 영입도 대성공이었다. 100억원에 강백호를 한화 이글스에 내줬는데, 그 100억원을 세 사람에게 투자한 게 결국 정규시즌 1위와 이 감독 재계약으로 따라온 것이다.
맨 처음 3년 계약은 2년으로 줄었고, 12억원 중 9억원을 수령했다. 이후 20억원, 24억원은 다 받았다. 그리고 34억원도 계약금 10억원에 연봉 8억원씩 전액 보장이다. 이 금액을 다 합치면 사실상 '11년 87억' FA 계약을 체결한 감독이 됐다.